헬륨 helium He

헬륨은 주기율표에서 18족, 즉 비활성기체(또는 희귀기체)에 속하는 원소로, 원자번호는 2이며 원소기호는 He입니다. 이 원소는 우주에서 수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풍부하며, 그 구조와 성질에서 매우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에 잘 붙지 않고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헬륨 원자
헬륨 원자


헬륨의 발견

헬륨은 1868년 8월 18일, 인도에서 일식 관측 중이던 프랑스의 천문학자 피에르 얀선(Pierre Janssen)이 태양 대기(코로나)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서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태양의 스펙트럼에서 일반적인 수소나 나트륨 등과는 다른,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밝은 노란색 선(파장 약 587.6 nm)을 관측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영국의 천문학자 노먼 록이어(Norman Lockyer)도 태양 관측을 통해 동일한 스펙트럼선을 발견하고,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는 이 원소가 태양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하여, 그리스어로 태양을 의미하는 *헬리오스(Helios)*에서 따온 이름, "헬륨(Helium)"을 붙였습니다. 이때까지는 헬륨이 지구상에서는 아직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헬륨은 최초로 우주(태양)에서 발견된 원소가 되었습니다. 이후 1895년,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램지(Sir William Ramsay)가 우연한 기회에 헬륨을 지구에서도 검출하게 됩니다. 그는 희귀기체 중 하나인 아르곤을 연구하던 중, 희귀한 광물인 클리블라이트(cleveite, 일종의 우라늄 함유 광석)를 처리하면서 기체를 추출했는데, 이 기체를 분광분석기로 분석한 결과, 태양에서 처음 발견된 그 특유의 황색 스펙트럼선이 동일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같은 시기, 스웨덴의 화학자 페르 테오도르 클레브(Per Theodor Cleve)와 아브손(Nils Abraham Langlet)도 독립적으로 클리블라이트 광물에서 헬륨을 분리해내면서, 지구상에서도 헬륨이 실제 존재함을 입증하였습니다.


헬륨의 화학적 성질

헬륨의 가장 핵심적인 화학적 특성은 매우 안정된 전자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헬륨은 1s²의 전자배치를 가지며, 이는 수소보다 하나 많은 두 개의 전자를 s오비탈에 완전히 채운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전자적으로 매우 안정하여, 헬륨은 추가적인 전자를 얻거나 잃으려는 경향이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헬륨은 자발적으로 다른 원소와 화합물을 거의 형성하지 않으며, 화학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비활성 원소로 간주됩니다. 헬륨은 자연 상태에서 단원자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이온화도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헬륨은 주기율표상 이온화 에너지가 가장 높은 원소 중 하나입니다.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약 24.59 eV로, 이는 원자가 전자를 잃고 양이온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곧 헬륨이 양이온으로 전환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헬륨은 전기음성도 개념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 원소입니다. 일반적인 화학적 결합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공유결합에서 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을 의미하는 전기음성도가 정의되지 않거나 무시됩니다. 헬륨의 또 다른 특이한 화학적·물리적 특성은, 유일하게 절대영도(0K) 근처까지 냉각하더라도 고체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헬륨은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0K에서도 고체화되지 않으며, 오직 외부 압력을 가해야만 고체 상태로 전환됩니다. 이는 헬륨 원자 간의 극히 약한 반데르발스 힘 때문입니다. 원자 반지름이 작고, 극성이 없으며, 전자가 단단히 핵에 묶여 있어 다른 헬륨 원자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성질은 헬륨이 초저온 상태에서도 기체나 액체로 존재하게 하며, 이를 이용한 극저온 기술이나 초유체 실험 등에 응용됩니다. 오랫동안 헬륨은 절대로 화합물을 만들 수 없는 완전한 불활성 원소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고압 조건에서 헬륨이 일부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에 과학자들은 헬륨과 나트륨(Na)이 초고압 환경(약 113GPa)에서 Na₂He라는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음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이 화합물은 전형적인 화학 결합보다는 헬륨이 전자를 밀어내며 격자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됩니다. 이는 기존의 화학 결합 이론에 반하는 매우 특이한 사례이며, 헬륨의 가능성을 확장시킨 중요한 발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합물은 극한 조건에서만 존재 가능하며,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헬륨은 **주로 헬륨-4(He-4)**와 소량의 헬륨-3(He-3)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동위원소 모두 화학적 특성은 거의 동일하지만, 핵물리적 성질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헬륨-3은 중성자보다 하나 적은 경량 동위원소로, 중성자 검출기나 핵융합 연구 등 특수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어떤 동위원소이든지 간에 헬륨의 화학적 안정성과 불활성도는 동일하게 유지되며, 그 전자구조상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안정성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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